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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푸로산게에 탑승해 보니…

페라리는 운전하기 위한 차량이다. 그러나 푸로산게는 뒷좌석에 앉아도 매우 훌륭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글: 제이슨 발로우(Jason Barlow)

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4도어 모델인 푸로산게(Purosangue)는 차량 인테리어의 진수를 보여준다. 푸로산게는 풍부한 표현력과 모던한 외관을 자랑하며, 페라리가 '웰컴 도어(welcome doors)'라고 부르는 도어 구조는 특히 눈에 띈다.

전동으로 구동되는 이 도어는 차량의 실내를 파노라마로 보여주며 열린다. 푸로산게는 구조강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기존의 B-필러를 적용했다. 그러나 리어 힌지 도어가 활짝 열리는 것을 보면 마치 연극의 한 장면처럼 만족감을 준다.

푸로산게의 인테리어가 다른 프랜싱 호스와 다른 이유를 볼 수 있다. 

페라리 역사상 최초로 캐빈에는 4개의 독립적으로 조절 가능한 좌석이 설치됐으며, 모든 시트는 열선 등받이와 마사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 실내 공간도 넉넉해 키가 큰 4명의 승객도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이는 페라리의 이전 4인승 모델인 GTC4루쏘 슈팅 브레이크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푸로산게는 승하차가 더욱 용이하며 개방감은 향상됐다.

페라리는 SF90의 듀얼 존 콕핏을 기반으로 새로운 실내 아키텍처를 개발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볼륨, 자재, 색상, 기능을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완전히 구별되는 네 가지 영역을 만든다. 사실상 푸로산게의 뒷좌석은 모든 것을 수렴한 최고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대시보드는 두 개의 흐르는 듯한 곡선형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독특한 미학과 인체공학 시스템은 대시보드 가운데서 조화롭게 결합된다. 운전석 앞엔 진화된HMI(human machine interface)를 적용한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스티어링 휠에는 '시동이 켜질 때까지 비밀인' 엔진 시동 버튼, 와이퍼와 라이트 스위치, 그리고 섀시 설정을 변경하는 마네티노(manettino) 등 다양한 제어 기능이 탑재되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스티어링 휠 스포크에 있는 트랙 패드로, 엄지손가락으로 작동할 수 있어 운전자가 오디오 설정과 기타 기능을 디스플레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눈은 도로에, 손은 스티어링 휠에'라는 페라리의 철학을 충실하게 구현했음을 보여준다.

4개의 도어에 다양한 혁신과 기술이 적용되어 있음에도 키 큰 4명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다.

푸로산게엔 몇 가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었다. 탑승객은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100% 제어할 수 있으며, 각각의 좌석 또한 개인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좌석의 각도는 모두 독립적으로 조절 가능하다. 실내 온도 조절은 중앙 회전식 컨트롤러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이 컨트롤러는 탭을 해야 비로소 드러난다. 또한 사라질 때도 매끄럽게 사라지는데, 이런 정밀함은 크로노그래프 시계와 비교할 만하다. (뒷좌석에는 두 번째 회전식 인터페이스가 있다.)

중앙 터널은 뒷좌석에서도 더 쉽게 볼 수 있다. 이 터널은 캐빈 전체의 유려한 형태를 결정하는 Y자형 구조를 만들어내며, 그 한쪽 끝에는 클래식 페라리 컨피규레이션에 대한 창의적인 오마주로 세련된 금속 기어 시프트 게이트가 자리한다.

뒷자석부터 스티어링 휠까지 인테리어는 개인의 개성과 실용성, 그리고 확실한 고급스러움을 모두 갖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동식 윈도우 버튼도 세심하게 재구성되었다. 이중으로 된 컵 홀더는 유리로 만들어졌으며, 키 수납 공간은 무선 충전 구역 가까이에 있다. 실용성은 푸로산게의 핵심이다. 물건을 넣을 수 있는 넓은 공간도 마련돼 있다. 뒷좌석에 앉으면 도어 트림의 형태와 디자인, 그리고 텍스쳐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의심할 바 없이 이제껏 페라리에 없었던 차량이다.

푸로산게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책임도 잊지 않았다. 인테리어 트림의 85%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되었다. 푸로산게엔 어망을 재활용한 폴리아미드와 재활용 폴리에스터 68%로 만들어진 새로운 버전의 알칸타라가 사용된다. 또한 고객은 (전통적) 카펫 대신 군복에 사용되는 방탄 직물을 고를 수도 있다. 차량의 거친 주행에 적합하도록 견고함을 보장하고, 험난한 환경에서도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모델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부드러운 마사지를 제공하는 열선 등받이가 있는 독립적으로 조절 가능한 4개의 시트를 갖춘 최초의 페라리다.

초극세 구리 와이어를 통합한 새로운 탄소섬유 직조 옵션도 있다. 그 결과, 페라리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계에서도 푸로산게의 인테리어는 뚜렷하게 차별화된다. 독일 전문업체 버메스터(Burmester)의 오디오 시스템은 21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3D 서라운드 사운드를 제공하며, 음질과 선명도에 있어서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다. 또한 양산차 최초로 '리본(Ribbon)' 트위터가 탑재되었다. 서브우퍼는 완벽하게 선명한 저음을 내기 위해 자체 폐쇄형 캐비닛에 내장돼 있다.

“모든 주파수가 화려하고 풍부하게 다뤄진다(Every frequency is catered for, with spectacular richness)”. 이는 곧 다양한 측면에서 탁월한 성능과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푸로산게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문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