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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아름다운 관계의 시작

70년 전 11월, 첫 1953 월드 스포츠카 챔피언십이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166M을 시작으로 오늘날 499P에 이르기까지, 최초의 월드 챔피언이었던 페라리의 기세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글: 개빈 그린(Gavin Green)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내구 스포츠카 레이스인 르망24시가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그리고 올해 페라리는 이 레이스에서 스쿠데리아의 10번째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최초의 르망 레이스가 열린 지 30년 후인 1953년, FIA의 주관 아래 세계 최고의 스포츠카 레이스들이 단일 챔피언십으로 통합되었다.

위험한 뉘르부르크링 1000km 레이스는 1953년 세계 스포츠카 챔피언십을 구성하는 많은 힘든 이벤트 중 하나였다. 스쿠데리아 페라리(여기 피트스톱 중 표시)는 알베르토 아스카리(Alberto Ascari)와 주세페 파리나(Giuseppe Farina)가 운전하는 375 MM(사진)으로 우승한다.

월드 스포츠카 챔피언십(World Sportscar Championship)은 도전적이고 위험천만한 7개 레이스 시리즈로 구성되었다. 이탈리아 공도에서 열리는 밀레 밀리아와 가장 어려운 서킷 중 하나인 뉘르부르크링 1000km가 포함돼 있다. 고속 레이스인 벨기에의 스파 24시뿐 아니라 가장 도전적이고 상징적인 스포츠카 레이스, 르망 24시도 포함돼 있었다. 가장 위험한 레이스인 멕시코의 카레라 파나메리카나(Carrera Panamericana)를 마지막으로, 1회 챔피언십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70년 전인1953년 11월 23일 막을 내렸다.

월드 스포츠카 챔피언십은 드라이버가 아닌 제조업체를 위한 대회였다. 그리고 페라리가 초대 월드 챔피언십에 올랐다. 재규어, 애스턴 마틴, 란치아, 알파 로메오, 포르쉐 등 당대 최고의 스포츠카 제조업체들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세계 최고의 드라이버인 판지오(Fangio), 아스카리(Ascari), 파리나(Farina), 모스(Moss), 콜린스(Collins), 호손(Hawthorn) 등도 참가했다. 당시 톱 F1 드라이버들은 F1뿐만 아니라 스포츠카 레이싱에도 출전했다. 엔초 페라리는 스쿠데리아 드라이버들이 카테고리 구분없이 출전해 경쟁하길 원했다.

지안니노 마르조토 백작(Count Giannino Marzotto)이 운전한 1953년 밀레 밀리아에서 우승한 페라리 30 MM(체크무늬 깃발을 들고 있는 첫 흑백 사진에서도 볼 수 있음). 이 차량은 현재 모데나의 엔초 페라리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첫 시즌은 미국 플로리다의 세브링에서 시작되었다. 스쿠데리아는 레이스에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개인 자격으로 출전한 페라리 선수가 166 MM로 6위를 기록했다.

한 달 뒤인 4월, 밀레 밀리아가 개최됐다. 지안니노 마르조토 백작(Count Giannino Marzotto)의 페라리 340 MM은 두 번의 경미한 충돌과 보닛이 열리지 않는 사고(정비공이 오일 교체를 위해 보닛에 구멍을 뚫어야 했다)가 있었지만, 인기가 높았던 팀 동료인 빌로레시(Villoresi)와 파리나(Farina)를 제치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차량은 현재 모데나의 엔초 페라리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6월 열린 르망 24시 레이스에서는 재규어가 페라리와의 치열한 접전 끝에 우승했다. 한 달 후 열린 스파 24시에서는 호손과 파리나의 페라리 375 MM이 뒤따르던 재규어보다 18랩이나 앞서며 확실한 승리를 거뒀다. 375 MM은 340 MM에서 보다 강력하게 진화된 모델로, F1 기반 V12 엔진 용량을 4.1리터에서 4.5리터로 늘렸다.

8월, 페라리 375 MM은 뉘르부르크링 1000km에서 다시 한번 우승을 차지했다. F1 월드 챔피언인 알베르토 아스카리(Alberto Ascari)는 1950년 월드 챔피언인 주세페 파리나(Giuseppe Farina)와 파트너로 활약하며 15분 이상의 차이로 우승했다.

1953년 4월 밀레 밀리아가 시작되기 전 브레시아에서의 흥분된 장면. 이는 페라리가 세계 스포츠카 챔피언십에서 (7개의 레이스) 세 번의 승리 중 첫 번째 승리였다. 스쿠데리아는 스파 24 시 레이스와 뉘르부르클링 1000km 에서도 우승했다.

페라리는 시리즈를 리드했지만, 다음 라운드인 북아일랜드 던로드(Dundrod) 로드 서킷의 RAC 투어리스트 트로피(RAC Tourist Trophy)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나중에 페라리에 합류하게 된 피터 콜린스(Peter Collins)가 안개로 뒤덮인 레이스에서 애스턴 마틴을 몰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시리즈 최종 결정전인 카레라 파나메리카나(Carrera Panamericana)를 위해 멕시코로 향했다. 페라리는 유일한 타이틀 라이벌이었던 재규어처럼 개인 출전에 의존했다.

판지오는 란치아에 우승을 선사했다. 안타깝게 그의 팀 동료 펠리체 보네토(Felice Bonetto)는 사망했다. 해당 레이스에서는 세 명이 사망했다. 구이도 만치니(Guido Mancini)는 페라리 375 MM로 4위를 차지하며, 페라리의 첫 번째 월드 스포츠카 챔피언십을 무난히 마무리했다.

이 시리즈는 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World Endurance Championship)으로 불린다. 페라리는 올해 499P로 세계 최고의 스포츠카 레이싱 시리즈에 재진입했으며, 최고 권위의 레이스인 24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 시리즈는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타르가 플로리오(1955년), 데이토나 24시 레이스(1966년)와 같은 위대한 레이스도 포함하게 되었다. 페라리는 1954년 다시 우승의 기쁨을 맛보았으며, 1956년부터 1965년까지 한 해를 제외하고 매년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70년이 지난 지금, 이 시리즈는 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World Endurance Championship)으로 불린다. 그리고 여전히 스쿠데리아는 르망 우승에 빛나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499P로 영광의 순간을 재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