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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다시 태어난250 GTO

페라리 250 GTO(섀시 3851 GT)는 다양한 레이스에서 수많은 젠틀맨 드라이버의 열정에 불을 붙였다. 4년에 걸친 페라리 클래시케 장인들의 복원 끝에 이 예술작품과도 같은 자동차는 눈부시게 빛나던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글: 알렉산드로 기우디체 - 사진: 안드레아 프라체타

앙리 오레이유(Henri Oreiller)는 자신의 존재를 쫓는 수준의 질주와 스릴 넘치고 위험천만한 게임을 통해 끊임없이 아드레날린을 끌어올릴 정도로 삶에 대한 갈망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프랑스에서는 그를 ‘활강의 미치광이’라고 불렀다. 1948 동계올림픽에서 전 세계는 생 모리츠의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던 그의 모습에 찬사를 보냈다. 당시 23세에 불과했던 앙리는 프랑스인 최초의 올림픽 챔피언이 되었다. 

앙리는 레이싱에 심취한 마다가스카르 태생의 프랑스 사업가, 조 슐레서와 손잡고1962 뚜르 드 프랑스 오토모빌 6,000km에 참가했다. 그들은 슐레서가 마라넬로에서 며칠 전에 갓 인수한 페라리 250 GTO(섀시 번호 3851 GT)로 2위를 차지했다.

1960년대 원본 사진과 문서를 참조하여 자동차의 모든 세부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클래시캐 부서 기술자들의 모습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놓친 은색의 베를리네타는 차체 중앙을 따라 세로로 프랑스 삼색기로 장식되어 있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2주 후 다른 레이스에서, 오레이유는 통제력을 잃고 집의 코너에 충돌했다. GTO는 앞뒤가 접히듯 구부러졌고, 안타깝게도 그는 빠져나오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슐레서는 망가진 차를 마라넬로로 가져가 수리를 받고 레드 리버리로 교체했다. 이후 이 차는 팔렸다.   

지금까지 제작된 36대의 250 GTO 중 17번째 차량인 이 3851GT를 받은 사람은 파올로 콜롬보였다. 그는 스쿠데리아 트렌티나 컬러의 250 GTO로 언덕을 오르는, 레이싱에 열정적인 젠틀맨 드라이버였다. 3851 GT는 이후 사우스 티롤의 우르티제이에서 온 그의 모험 동반자 에르네스토 프리노스에게 인수됐다. 

1년 후, 에르네스토는 페라리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가졌던 로마 기업가 집안의 청년 파브리치오 비올라티의 끈질긴 제안으로 그에게 GTO를 넘기게 된다.


이 자동차는 한 페라리 애호가에게서 다른 애호가에게로 전달되며 경주하고, 추락하고, 수리되고, 사랑받는 길고 매혹적인 삶을 살았다

비올라티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차고에 차를 보관하면서 부모님에게 구매 사실을 비밀로 했고, 밤에만 운전했다. 이 로마 출신 페라리 마니아이자 드라이버는 초기 차량 등록 번호판인 MO 80586를 달고 250 GTO를 오래도록 소유했다. 비올라티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마라넬로 로쏘(Maranello Rosso)' 컬렉션은 자녀들에게 분배되었고 그 중 GTO는 경매에 부쳐졌다. 이 차는 2014년 현재 소유주이자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브라질 사업가 카를로스 몬테베르데가 인수했다. 2018년 몬테베르데는 페라리 클래시케에 아주 정밀한 복원을 의뢰했다.

그는 마라넬로의 전문가들에게 조 슐레서에게 전달된 당시의 상태로 복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가벼운 회색 금속 차체, 리어 트윈 배기구, 리메이크된 노즈. 이런 세부사항을 복원하기 위해 기술자들은 사진을 포함한 당시의 문서를 참고해야만 했다. 각각의 GTO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수작업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조금씩 달랐다. 특히, 패널 제작자가 나무틀 위에 알루미늄 판을 대고 직접 망치질해서 차체를 제작하는 방식 때문이었다. 3851 GT의 경우, 헤드라이트는 다른 GTO에 장착된 마샬(Marchals)의 제품이 아니라 앙리 오레이유를 후원했던 프랑스 브랜드인 시비(Cibié)의 제품이었다. 


250 GTO의 엔진은 이전의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면적인 점검을 받았고, 경쟁 사양인 3L V12는 이제 갓 마라넬로에서 출시된 것처럼 윙윙거리고 있다

마샬은 차체 안으로 사라지고, 그릴 옆 풀빔 헤드라이트는 견고한 테두리와 상단의 작은 바이저를 가진 직사각형 모양으로 복원됐다. 페라리 GT의 본질적이고 거의 엄격에 가까운 특성을 반영해 시트는 오리지널 블루 색상의 패브릭을 유지했다. 철저한 구동계 오버홀을 통해 전통적 레이싱 사양인 3리터 V12로 되돌렸고(비올라티는 출력을 추가했었다), 섀시, 서스펜션, 액슬, 변속기 및 브레이크 시스템도 초기 상태로 복구했다.  

이 놀라운 결과물은 과거로의 영광스러운 회귀를 의미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던 이 차의 데뷔를 기리는 것이다. 비록 초창기 운전자들은 이 차로 인해 아픔을 겪었지만, 45년 동안 차의 힘을 발휘하려고 애쓴 열정적인 사람들의 사랑에 힘입어 다시 태어난 250 GTO. 찬란하지만 아직은 쓰이지 않은 미래를 기대한다. 


01 dicembre,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