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마이애미에서 열린 원 페라리 행사를 위해 많은 팀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최근 누군가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가 말했다. “페라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서를 묻는 질문이었죠. 저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가 어디인지 역으로 되물었습니다. 건강을 유지하려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잘 기능해야 합니다. 이는 인간의 몸에 해
당하는 진리일 뿐만 아니라 페라리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죠.”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어떤 위험이 수반될까요?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여길 위험이 있습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가 바로 품질(quality)이죠. 페라리는 모든 부문에서 품질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으며 이는 럭셔리 산업의 근본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과정 속에 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열정이 있었고 이들이 페라리의 높은 품질을 달성하는데 기여했다는 사실이 간혹 간과되곤 합니다. 품질은 무엇보다 겸손한 태도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그들은 종종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본인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했습니다.”
마라넬로의 각 부서 (왼쪽부터): 패밀리 데이를 준비하는 파워트레인 테스트 시설, 복합소재 기술, 파일럿 플랜트, 스쿠데리아 차량 조립, 프로토타입 제작, 리드 팀
무슨 의미인가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자동차의 초기 설계 단계에서는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예측해 계획을 수립합니다. 하지만 생산이 시작되고 나면 일부 차량에서 예상치 못한 이상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죠. 이러한 경우 필요한 모든 부서가 참여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품질 관리(Quality Control)가 시작됩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알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 바로 지속적인 학습을 가능케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페라리는 디테일의 차이가 레이스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회사의 모든 직원이 제품과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탁월함을 실현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기도 하죠. 역할에 초점을 맞춰보면 기획(Planning)과 실험(Experimentation) 부서의 유능한 인재가 품질 관리 부서로 이동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팀워크를 고려 중이라면 명심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인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그들을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 속에서 그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를 도울 수 있을지 파악해야 합니다. 우리는 종종 옳은 일이라는 확신이 없음에도 윗사람의 지시라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일을 수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의구심을 표현하는 것은 개인적/집단적 관점에서 모두 도움이 됩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발전하게 되고 최종 결과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에너지나 열정을 잃지 않고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적응할 수 있는 준비성도 중요합니다.”
완벽한 팀워크와 마이애미의 화려함이 어우러진 원 페라리 행사
2024년은 가시적인 성과가 많은 한 해 였습니다…
“레이싱, 스포츠카,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페라리의 모든 부문이 참여한 최초의 ‘원 페라리(One Ferrari)’ 행사가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됐던 해였죠. 이와 함께 e-빌딩의 출범으로 미래 생산 기반도 마련했고요. 패밀리 데이(Family Day) 개최를 비롯해 몬테 카를로에서 몬자로 이어진 성공적인 F1 결과와 WEC 르망 24시 및 오스틴 6시 우승 등 스포츠 부문에서도 큰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또한 F80이라는 새로운 슈퍼카의 해이기도 했어요. GTO, F40, F50, 엔초, 라페라리를 포함하는 라인업의 뒤를 이어 향후 10년간의 페라리의 제품 로드맵을 제시하는 모델이죠. 그리고 페라리의 모든 직원 및 그의 가족까지 확대된 건강검진 지원 등 복지에 힘쓰는 회사 차원의 노력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많은 분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며 여기에는 단순히 직원만 포함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우리의 파트너와 스폰서, 공급업체 등 다양한 구성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고객과 주주 그리고 E-셀즈 랩(E-Cells Lab)과 같은 기관도 간과하면 안 되죠. 페라리가 볼로냐 대학과 함께 설립한 E-셀즈 랩은 배터리 셀의 물리적/화학적 특성을 연구해 혁신적인 배터리 솔루션을 모색하는 연구기관입니다. 오늘날에는 각 부문들을 완전한 팀의 구성원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들과 견고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전략의 일부가 아니라 가시적인 최종 결과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이를 하나의 슬로건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항상 ‘에고-시스템(ego-system: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을 강조하는 비유적 표현)’이 아닌 ‘에코-시스템(eco-system)’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중요하고 지속가능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식입니다.”